서울시 에너지마을을 대표하는 성대골 사례는 세계 40대 도시 기후변화 대응 성공스토리로 소개되었으며, 일본 환경교육네트워크(TEEN), 대만, 홍콩 등에서 초청 받아 사례를 알리기도 하였다. 또한 은평구 산골마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에 수여하는 상인 C40 어워드에서 민관협력형 에너지복지 우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서울시의 에너지마을은 국내를 넘어 이제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 언론에 보도된 다양한 에너지자립마을 사례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생산을 늘려 자립률을 높이는 에너지자립마을은 2012년 7개소에서 2018년 100개소로 확산되었다.
에너지자립마을의 모델은 단일하지 않다.

▲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마을 에너지자립학교를 운영한 수유1동 2. 옥상에 태양광 설치로 전기료 0원을 실현한 십자성 마을
3. 아파트 공용전기료 0원을 실시한 북가좌동 신일 해피트리마을 4. 성대골 에너지협동조합 가입설명회를 열고 있는 성대골마을
서울시는 그간 축적된 에너지자립마을의 우수사례를 서울 전역에 확산하고 에너지자립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마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필요성에 따라 올해, ‘에너지자립마을 2.0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2.0의 개요
‘시민이 에너지다’라는 관점에서 서울시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직접 참여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다.
말하자면, 에너지자립마을 1.0사업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에너지절약․효율화․생산을 통해 에너지자립을 지향하는 반면 2.0사업은 에너지를 매개로 하는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일자리로 이어지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서울시에너지자립마을 2.0사업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는 에너지자립마을의 외연을 확장하는 ‘에너지공동체 확산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의 에너지경제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에너지자립과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는 ‘에너지 전환 선도사업’이다.
특히 올해 새롭게 시도되는 ‘에너지공동체 확산사업’은 자치구별 마을센터가 중심이 되어 주민들이 에너지절약 및 생산을 실천하는 에너지공동체로 육성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에너지공동체 300개소를 신규 발굴할 계획이며, 마을자치센터 등 중간지원조직(에너지공동체 운영단체)이 신규 에너지공동체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현재 72개의 에너지공동체를 발굴했다.
‘에너지전환 선도사업’은 에너지신산업 및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시는 마을주민, 기업, 전문가와의 민‧관 협치를 더욱 강화하며 3개의 과제로 구분하여 추진하려 한다.
첫째, 에너지자립 혁신지구 모델조성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전기, 수도, 가스 등 각종 에너지 소비‧생산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모니터링하고 시각화하여 효과적인 에너지수요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예: 아낀 전기를 판매하는 수요자원 거래,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까지 하는 분산자원 거래)을 개발․적용하는 실증사업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1개 단지를 조성하고 2022년까지 4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 리빙랩 사업이 있다. 에너지공동체가 활성화된 마을을 대상으로 지역 현안과 결합된 리빙랩 사업을 추진하여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주민수용성을 높여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사업이다. 에너지 관련 지역 문제를 마을공동체 스스로 논의․결정하고 자립적․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마을단체, 전문가, 기업 등 다양한 주체의 연계‧협력을 통해 에너지전환 관련 신기술을 도입하여 마을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적용하려 한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부터 2022년까지 10개소의 주민참여형 리빙랩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에너지 신사업 – 기후변화 대응,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의 주요 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해결형 산업’으로 신기술․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국민들에게 편리한 에너지절약 방법과 이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셋째,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활성화 기금융자사업이 있다. 지난 2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이 허용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에서 생산‧저장된 전기를 중개사업자가 대신해 전력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자원을 보유한 에너지자립마을도 중개사업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따라서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진입을 돕는 마중물 사업비를 융자․지원하여, 에너지자립마을이 실질적으로 수익도 거둘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에너지자립마을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의 한 사람으로,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에너지자립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물론,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에서 살면서, 화석․원자력 중심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완전한 에너지 자립은 가능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형태처럼 건물부착형 태양전지, 전기나 냉방 생산이 가능한 건물용 연료전지,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충전소 등 도시 내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형태로 간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서울시의 현실을 감안하여 현시점에서 가능한 최선의 사업을 택하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에너지절약과 효율 개선, 재생 에너지 생산을 늘려 에너지 자립을 지향하는 시민참여기반 에너지전환모델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통해 공동체 활동의 놀라운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확인되었다. 그리고 그 우수사례를 전역으로 확산하는 한편, 이제 마을이 일궈온 토대 위에서 주민과 전문가, 기업이 함께 도시형 에너지전환모델을 만들고 일자리와 마을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에너지자립마을 2.0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_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
출처: 서울마을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