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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티티카카 호수 기슭에서 4,000년 전부터 재배된 감자는 지금도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수천 종의 다양한 색깔의 품종으로 재배된다. 하지만 토종감자 종자의 다양성이 최근 농업 표준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감자, 아마란스, 퀴노아, 옥수수 등 안데스의 전통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협동조합이 있다.
안데스산맥 CAUQUEVA협동조합원들이 감자 농사를 짓고 있다.(출처:stories.coop)
CAUQUEVA협동조합은 아르헨티나 후휘(Jujuy)지구의 우마우카(Humahuaca)협곡에서 설립되었다. 150여 명의 조합원은 대부분 평균 1.5ha(헥타르)의 경작지를 가진 지역의 소농들이다. 조합원들은 안데스 고유의 농작물인 채소, 과일 꽃, 가축 및 낙농제품을 생산한다.
이곳의 농작물 가격을 중개상인들이 결정했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농작물임에도 충분한 권한과 힘을 가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자들이 모였고, 논의하던 중 협동조합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지난 1996년 1월 16일, CAUQUEVA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들의 목표는 조합원의 생활수준 향상과 전통 농작물의 생산 증진으로, 안데스 농작물을 생산, 공급, 가공하여 판매하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훈련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양한 품종의 토종 감자(출처:fondazioneslowfood)
지난 2002년 CAUQUEVA는 슬로푸드 인터내셔널(Slow Food International)에서 생물다양성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이탈리아 슬로푸드협회는 우마우카협곡의 감자를 보호하고 홍보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해발 2,100m와 3,800m 고도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품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인된 감자의 소비 촉진을 위해 레스토랑과 전국 시장에서 안데스 감자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프로젝트에 따라 생산자들은 경작지 일부에 토종 감자를 재배하면서 협동조합의 조언자 역할을 했던 농학자들과 후휘대학에게 기술지원도 받았다. 지난 2007년에는 안데스 감자로 만든 퓌레(Puree) 개발 등 가공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데스 지역의 감자 생산자들은 단순히 감자를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동조합을 통해 가공 사업 등 생산 외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능력도 다지게 됐다.
CAUQUEVA조합원이 감자를 가공하고 있다. (출처:stories.coop)
협동조합 부지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는 안데스 감자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지역 박물관은 생산자들의 전통적인 풍습, 생활을 소개한다. 또한 가공 사업을 점차 확대하여 안데스 옥수수, 퀴노아 및 아마란스로 만든 밀가루, 과자 및 국수를 지역과 대도시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토리노, 빌바오 등 국내외 박람회에 참여하여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CAUQUEVA협동조합의 감자들 (출처:ansol)
무엇보다 이러한 글로벌 마케팅은 소규모 농민들 개개인이 할 수 없는 것으로 "소외된 지역의 소규모 생산자들이 협동조합을 조직하면 민주적인 참여가 가능하고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을 통해 서로의 지식이 공유되고 규모의 생산과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CAUQUEVA협동조합은 앞으로 아르헨티나 북서부의 협동조합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생산자를 위한 소액 대출을 제공하고, 지역 상품을 계속해서 알려나갈 예정이다. 대도시에서는 공간을 마련하여 안데스 농작물의 유산, 전통 생산방식, 그리고 생물다양성을 알릴 계획이다.
글. 이주희(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국제부문)
출처: 서울시 협동조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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