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이 생긴 후로 저 자신에 대해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더 이상, 관망하는 입장이 아닌, 한표를 행사할 수 있는 입장과 나도 어른이라는 뿌듯함이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속에 벌써 세번째의 대통령 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어제부터 대통령 뽑는 날이라서 하루 휴원하는 아들래미 개똥이(6세)는 나름대로 기대가 무척 큰 듯 했습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디서 듣고 왔는지 후보이름과 당이름은 말하면서 엄마, 아빠는 누구 뽑을꺼냐고 묻더군요.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말할수 없다캤더니만, 자기딴에는 무척 힘들었나 봅니다.
이후보와 노후보중에서 자기는 누가 좋다는 둥 누굴 뽑으라는 둥...한시각이 다르게 입장도 다르고 지지자도 다르더만요.
대통령선거날에 대해 유치원 선생님한테 이야기를 들은 듯 합니다만, 대통령을 제비뽑기하냐고 묻기도 하고....무지무지 궁금해하던걸요.
해서...오늘 투표장에 델꼬 갔습니다.
투표하는 모습 아빠랑 함께하면서 설명듣고....따라다니더군요.
역시 울 동네도 한산해서 투표장에 다녀오는데....오고가는 시간 합해도
5분도 안넘었습니다.
문제는 집에 돌아온 울 아들이 펑펑 울더라구요.
투표끝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내내 시무룩했거든요.
왜 우냐고 물으니까....헉! 이녀석 말이 얼마나 웃기는지....
"난, 투표하는것이 인형극 보는 것하고 똑같은 줄 알았어...엉엉 ㅠ.ㅠ"
".......(웃음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인형극처럼 앉아서 보면서 즐기는 곳인줄 알았는데...기대와는 다르게 너무 황당하게 빨리 끝난데다가 자기가 생각한 즐거움을 찾지 못했는지라 많이 당황했나 봅니다.
해서....이제 엄마, 아빠랑 이웃사람들이랑, 우리 충청도 사람이랑, 나아가 전국민이 투표했으니...오늘밤에 어떤 사람이 몇표 얻었는지 계산해서 표 많이 얻은
사람이 우리 나라 대통령 되는 거라고 말해주고....지금 개표현황 아빠랑 아들이랑 같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옛날에 저 어렸을때 생각해보면 우리 아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난, 그저 노는 날이라고 무지 좋아했는데....ㅋㅋㅋㅋ....^^;;
천선아님의 글입니다.
> 온가족이 투표하러 가면서 줄 길게 서 있으면 기다릴 일이 좀 신경쓰였는데..
> 헉~ 왠일입니까. 기냥 ...정말로 투표장이 한산하대요.
> 아파트 단지 옆에 있는 놀이터에 아이들을 잠깐 기다리라고 했는데..
> 옆사람이 아이들을 델꼬와서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는 것도
> 교육이라면서 데려오라는 걸 냅뒀습니다. 대단한 교육열입니다. 푸흐...^^;
> 우쨌거나... 대부분 나이드신 노부부가 제일 많은 거 같고
> 저같은 주부들이 많더라구요. 남자들도 안보이고...
> 특히 젊은 청춘들은 거의 없었는데...정말로 대선인데..다들 휴일이라고
> 놀러갔을까 싶은게...게다가..계속 투표률이 낮다는 보도를 들여다 보려니..
> 이거이..좀 실망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 하루 종일 옆사람이 구시렁 구시렁...괜히 화내고 짜증내길래..
> 대체 왜그러냐구 했더니...자기가 지지하는 후보한테...
> 나쁜 징조만 있으니...기분이 언짢다는 겁니다.
> 어제 송년회라고 늦게 들어왔는데..오는 길에 뜬금없이 방송에서 누가
> 공조를 파기했다는 소식부터 시작해서 오늘은 투표률도 이렇게 나쁘니...
> 자꾸 짜증스러워 하는 겁니다. 들블처럼 일어나서 좀 바뀌었으면 싶었는데..
> 희망이 없다는...옆사람을 보면서..
> 저도 왠지 아직까지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될거라고 굳게 믿고
> 포기하기는 이르다 생각하면서도....걱정이 앞섭니다.
>
> 어제 집으로 가는 길에 ...
> 5년 뒤에 나는 무조건 누굴 뽑을거야..이리 말했죠.
> 도중에 어떤 일이 있어도...이번에 경선에서 떨어져도 멋지게
> 승복하는 거 보니..너무 멋지다..이리 말했는데..
> 그 말하기가 무섭게...공조파기를 한다 하고..
>
> 투표율은 왜 이리 낮은거야요.
>
> 혹시라도 울 사주대 식구들 가운데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데...
> 여행가느라 집안에 들어 앉아 있느라...
>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는 않겠죠.
>
> 개인적으로 내년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당분간은 나라가 좀 어려울거라고
> 생각하는데, 그래도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우리들 살림살이가 좀 다르지
> 않겠는가 싶기도 한데...
>
> 아직 투표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면...빨리빨리 나가셔서..
> 투표하고 오세요.
>
> 옆사람이 ...하던 말요.
> 그대로 젊은 사람들이 들불처럼 일어나서 ...
> 좀 세상이 바꾸려는 노력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
>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