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대꾸에 대처하는 법
아이가 자꾸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는데 신경질이 나 죽겠습니다. 그러면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데 그때뿐,
그때만 지나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 같아요. 아이의 말대꾸를 어떡하면 좋죠?
말대꾸는 부모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묵과하기 어렵습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말대꾸를 하면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에게 말대꾸를 합니다. 당신도 어렸을 적에 부모에게 대들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물론 그때는 말대꾸를 하면 호된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대개는 가혹한 벌이 뒤따랐고요. 그래서 아이들은 겁이 나서도 말대꾸를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당신은 육아 방식의 원형이 들어 있는 가방을 열어보지만, 말대꾸만큼은 당신의 부모가 썼던 방법을 좀체 꺼내 들지 않습니다.
공포감을 육아 도구로 썼던 옛 방식은 이제 가방 한구석에 영원히 처박혀버렸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항상 부모를 좋아해야 하고, 부모에게 절대 화낼 일이 없어야 하며,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도 안 된다는 의식이 팽배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말대꾸를 하면 부모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합니다.
아이들은 여러 이유로 말대꾸를 합니다. 대개는 지치거나 배고파서, 너무 많은 부담을 느껴서, 그것도 아니라면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입니다. 어린아이가 말대꾸를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가 다섯 살 정도 되면 타잔처럼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를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말대꾸가 급격히 늘어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독립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는 공작이 날개를 활짝 펼치거나 포식 동물이 남의 영역에서 오줌을 갈기며 자신을 과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당신은 아이가 말대꾸를 하면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고 해서 꼭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존중이라는 말과 관련된 온갖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려면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는 다양한 관계를 폭넓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말대꾸를 할 때 말끝을 올리면서 건방지게 읊조리는 얼굴을 봤나요? “네가 직접 갖다 먹으라고……?” 아니면 눈을 내리깔거나 턱을 낮추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모습은요? 이런 태도는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는 확실한 신호입니다. 아이는 속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이렇게 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이가 교사나 코치한테는 말대꾸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학교나 태권도 훈련 중에 자신을 억제하고 어른들에게 마땅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만 말대꾸를 합니다. 마음 편히 행동해도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말대꾸를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아무튼 한 가지 걱정은 덜었습니다.
어디서 주로 말대꾸를 하든 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 아이들은 한계를 시험하면서 배운다
무엇이 되고 안 되는지를 알기 위해 아이들은 직접 시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말대꾸를 할 때 그것이 말대꾸라는 걸 알려주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이야기하세요. “네가 방금 한 말이 바로 말대꾸야. 그런 식의 말대꾸는 예의 바른 태도가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대꾸하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세요. “네가 꼭 해야 할 말이라면 나도 듣고 싶어. 하지만 내게 좀더 나은 방식으로 말할 방법을 찾아보렴. 그런 목소리로는 곤란해.”
분위기가 차분해졌을 때 아이와 말대꾸에 관해 대화를 나눠보세요. 발끈한 상태에서는 배움도, 변화도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 당신의 화부터 가라앉혀라
아이가 말대꾸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으면 싶죠? 당신이 과잉 반응을 하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아이는 당신의 화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또한 자기 말의 위력에 놀라는 한편,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관심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교훈을 배울 수 있도록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천천히, 분명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하세요.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당신이 말하려는 요지를 확실히 전달하세요.
● 아이의 말대꾸에 맞대응하지 마라
아이는 말대꾸가 효과적이거나 바람직한 대화 방식이 아님을 배워야 합니다. 아이에게 맞설 기회를 주지 마세요. 일어서서 아이를 한번 쏘아보고 물러나되, 절대로 교전하지는 마세요. 당신이 설명해 준다고 해서 아이의 기분이 당장 바뀌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관점을 설명하지 마세요. 기(氣) 싸움을 벌여봤자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요점만 명확하게 전달하세요. “내게 말대꾸하면 너를 받아줄 수 없어. 네 말을 듣지도 않을 거고, 너랑 이 문제로 다툴 마음도 없어.”
● 당신의 메시지를 전한 후에는 그 상황을 끝내라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일단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기대 사항을 이야기하고 다른 일로 관심을 돌리세요. 그렇게 하면 말대꾸로 인한 파장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의견에 정중히 반대하는 건 허락하라
아이가 항상 당신의 의견에 동의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으며, 그런 의견 차이는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세요. “레이첼, 네가 내 말에 동의할 필요는 없어. 네 의견을 얼마든지 말해도 좋아. 다만 무례하게 말대꾸하는 건 곤란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요. 아빠가 틀렸다고 생각해요. 저는 밤늦게까지 자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말대꾸하는 식으로 반박한다면 네 의견을 들어줄 수 없어.”
● 아이가 말대꾸하면서 반항한다면 무시하라
예닐곱 살 아이가 당신의 지시에 대해 노골적으로 “싫어”, “절대로 안 해!”라는 식으로 반항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기 한계를 시험하거나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입니다. 이것도 말대꾸입니다. 평정을 유지하면서 당신이 아이에게 기대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추고 엄하게 말하세요. “재킷을 집으라고 말했지. 당장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그런 다음 그 자리를 뜨세요. 더 이상 아무런 관심도 두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반항하는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겸손하게 행동할 겁니다. 때가 되면 말이죠.
● 싸움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냥 외면하는 게 낫습니다. 아이가 방 밖으로 나가면서 “돼지 엄마!”라고 중얼거려도 그냥 무시하세요. 적어도 당신 면전에 대고는 소리치지 않았으니까요. 그 정도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그런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걸 배우는 중입니다. 돌아서며 눈을 부라리기도 하고, 못마땅해서 혀를 차기도 하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기도 할 겁니다. 모두 무시하세요. 아이는 적어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었습니다. 매사에 억누르면 오히려 탈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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