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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봐보지 않은 공연장의 분위기며, 미즈의 초대를 받고 인천에서 상경하여 남산 드라마센터를 찾아갈때 느낀 설레임까지 나는 내내 흥분된 기분을 감출줄 몰랐다.
암흑으로 명암이 짙게 내리우며 공연의 막이 오른 첫 순간부터,두 시간이 넘는 긴긴 시간동안 처절하리만큼 연기에 몰두하는 배우분들을 보면서 나도 극에 자연스레 몰두할 수 있었다.
특히나 라네프스까야 역할은 정말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그의 딸인 아냐역시 긍정적인 성격으로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보며 엄마인 라네프스까야를 돌보며 위로해 주는 장면에서는 그가 멋진 신여성처럼 보였다.
간간히 재미를 더해주는 집사님도 멋진 케릭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쇼파에 누워 꿈을꾸듯한 영상미를 남기며 엔딩을 맞는 장면까지 정말 연극 전체는 간간히 찾아오는 자그만 위기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평온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착이 갔던 인물은 소작농 아들인 상인역의 로빠힌이었다. 그는 적어도 내눈엔 정이 많고 진실된 인물이란 생각이다.
영주 라네프스까야 가문의 벚꽃동산과의 몰락을 막기위해 그들을 여러모로 설득하는 장면에서는 진실함이 베어있었고, 끝끝내 벚꽃나무들이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자신의 돈으로 그 땅을 사들이는 열성을 보이는... 성실하면서도 대범스러운 면이 보였다.
비록, 라네프스까야의 양녀인 바냐와의 로맨스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러한 안타까운 사랑이 돋보이고 극의 활력을 불어넣은 것같다.
모든 이들이 하나로 뭉쳐 따스하고 화목히 대화와 웃음을 이끌어가는 이들 모두 주인공스러운 면모를 한껏 펼치어낸 듯하다.
아름다운 한편의 연극을 보며, 나의 지난 유년시절의 향수를 느꼈고,
모든이들의 꿈과 소망이었던 벚꽃동산이 개발이라는 이유로 사라지려는 위기를 겪게되는 것을 보면서 어찌할 수 없는 자연과 문명의 안타까운 대립도 볼 수 있었다.
벚꽃동산처럼 아름다운 기억이 우리들 가슴속에 누구나 남아있을 것이다. 그 추억들을 잘 간직해서 모두들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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