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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공연을 꽤 좋아해서 여러번 보아왔지만 늘 너무 너무 웃다가 얼굴에 미소가 새겨진 채로 나오곤 했습니다.
사실.. 이번 연극도 그닥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갔지요.
하지만 극이 시작되고 중반쯤 진행되었을 때 나는 이미 주인공 지영이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지영이 결혼식문제부터 곤란한 입장에 처한 걸 보면서 어찌나 와닿던지.. ㅋㅋ
저희 시부모님이나 친정 식구들이 성격이 모나거나 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도 그 문제때문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 비슷한 게 있었거든요.
5남매 중 막내 시집보내는 아빠와 언니, 오빠들은 마지막이니까 더 좋은 환경에서 결혼했으면.. 하시고 시부모님은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장가보내는 거지만 늘 생각해온 조촐하면서도 겸허한 결혼식을 원하셨거든요. 그땐 정말 막막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모습을 연극에서 찾게 되니까 미소가 지어지네요. ㅎ
저희 시부모님은 절 힘들게 하거나 은근히 스트레스 주는 그런 분들은 절대 아니셔서 지영이 시어머니께 스트레스 받는 장면은 시어머니의 위트있는 연기에 웃음짓는 시간이었지만 지영이 서서히 전업주부로서, 남편과의 의사소통도 점점 원활하지 못해지고 늘 집안일에만 매달리다가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복수하려고 만난 내연남에게 자신을 만지면서 행복해하고 자신을 사랑해줘서 고마웠다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결혼 20주년 후 나는 과연 지금처럼 남편에게 사랑받는 모습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네요.^^
또 연극 속 지영이나 유성이 자신이 못가진 것에 대해 서로를 부러워하면서 자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치부했기 떄문에 정작 자신이 가진 큰 행복을 놓친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쁘고 잘나가는 유성의 끈질긴 유혹을 끝까지 물리친 남편을 가진 지영은 남편이 자신을 믿고 결혼한 아내에게 충실하려고 얼마나 결단력있게 행동했는지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남편을 의심하고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더 믿고 존경하게 되지 않았을까요?
돈이 아니라 유성의 사랑을 받고 싶어한 남자에게 유성이 한도 많은 카드가 아닌 사랑을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적어도 사랑을 구걸하게 되지는 않았겠지요.
크게 얻으려고 하면 크게 잃는 것도 있는 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연극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배우들을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정말이지 혼신을 다해 하는 연기였다고 느꼈습니다.
또 지영의 얘기를 쓰게 되는데.. ㅎㅎ..
20대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30,40..60대에 이르기까지 그에 딱 맞는 이미지로 변신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어느 모습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정말 자연스러워서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웃음이 날 지경이었으니까요.
한번 진탕 웃고 나올 심산으로 갔던 제가 많은 생각을 하고 오게 되었습니다.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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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경
처음 맞이하는 연극은 가슴설레이는 여고시절이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결혼한 후 12년이 되어 보니 후딱지나간 세월이 무성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영이와 나는 무엇이 다른지 나는 잘 살았는지 잘 살고 있는지 잘 살수있는지를 한번 되짚어 보게도 하였습니다. 웃고 울게하는 주부맘을 살펴주는 소설이였습니다. 작은 어둠속에서 보여지는 여러인생관에서 내가 서있는곳을 알게 해주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나의 아이들과 남편에게 결혼해서 살아오는 동안 감사하게 느끼는 부분이 많아 연극본 그날은 더욱 마음이 따스해져 왔습니다. 새로이 시작되는 것 같은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연극에 제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수 있었으면 합니다. 생에 처음 본 연극뒤에 가져지는 맛있는 맘이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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