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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시] 소나기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8-27 09:08

조회수 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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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도 아기도 벌거벗었다..


       빗줄기만 걸쳐 입은 노인의 다리가


       마른 수숫대처럼 여위었다

 


       늘어진 성기, 주름진 사타구니 아래로


       비는 힘없이 흘러내리고


       오래 젖을 빨지 못한 아기의 눈이 흙비에 젖어 있다


       옥수수가 익으려면 아직 멀었다.

       연길 들판, 소나기 속으로


       늙은 자연이 어린 자연을 업고 걸어가는 오후

                                                    ―나희덕(19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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