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원칙만 지키면 줄어드는 생활비

원칙만 지키면 줄어드는 생활비
글쓴이 아따맘마 등록일 2010-03-15 08:01 조회수 3,158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 글은 다음금융과 제휴한 다음카페 짠돌이(http://cafe.daum.net/mmnix) 에 올라온 가계부 수기를 옮긴 글입니다.

원본글 : http://cafe.daum.net/mmnix/1l0f/3653

저는 이곳의 많은 분들처럼 큰 돈을 모은 짠순이는 아니에요.

하지만 생활비와 등록금을 스스로 벌어 써야 했던 20살 때부터 늘 가계부를 옆에 끼고 살았죠.

6년 전만 해도 학자금 대출 750만원, 저금 100만원, 월세 100/30에 살았었는데 한 달에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계속 저금은 해왔거든요. 결국 결혼 전에 학자금 대출은 당연히 다 갚았고, 남편이나 저나 양쪽 집안에 손 안 벌리고 결혼할 수 있었죠.(대출의 힘은 좀 빌렸습니다만 ;;;) 가계부를 안 썼으면 그나마도 절대로 못 했을 거예요.

예전에는 용돈기입장에 가계부를 썼는데 지금은 남편이 편리한 가계부를 알려줘서 그것을 쓰고 있어요. 제가 따로 계산 안 해도 남은 금액이 자동으로 계산이 돼서 편하고, 각 명목대로 조회나 정산도 쉽네요.

그리고 거기에 쓴 내용을 토대로 저만의 가계부를 따로 한 장의 표로 정리해서 매달 수입, 적금, 생활비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 바로 이 표 (저금을 뺀 나머지는 다 생활비)

3월 가계부
수입	남편 월급
	내 월급(아르바이트)
	기타 수입
수입 합계
저금	비상금용 적금
	우리아비바(노후 1)
	동양생명(노후 2)
	청약적금
	일반적금
	자유적금
저축 합계
보험	종신보험-남편
	암보험-남편
	종합보험-나
	암보험-나
가계비	용돈
	대출이자
	식비
	후원
	물품구입비
	의료비
	문화생활비
	기타
교통비	주유비
교통비	대중교통비
공과금	도시가스
	전기세
	수도세
통신비	휴대폰-남편
	휴대폰-나
	인터넷
생활비 합계
총입금
총지출

이 글을 쓰게 된 건 주위에 가계부를 안 쓰고, 아예 경제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요. 그간 가계부를 쓰면서 나름의 원칙이 있었는데 별로 어렵지도 않고, 이대로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거든요. ^^

-자신의 경제상황을 매달 정확하게 파악할 것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죠. 무조건 아끼고 모으자, 가 아니라 내 상황이 어떠하니 얼마를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쓰자, 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해요. 현재 저희는 전세 7,000만원 중 2,400만원이 빚이랍니다.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이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하고, 2011년 4월에 다 갚는 게 목표예요. 더 이상의 추가 대출은 없지만 매달 저금액은 변하고 있으니 가계부를 쓰고 나서 꼭 정리해두고 있고요. 매달, 매년 저금 목표액과 저금된 금액을 어디에 쓸지도 미리 계획하고요. 저희는 작년에 1,200만원 모으는 게 목표였는데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900만원밖에 못 모았어요. 그래도 모자라는 만큼 올해 더 열심히 모으려는 생각에 힘내고 있어요.

-고정지출 예산안을 만들어서 가계부를 통제할 것
제가 스무 살 때부터 가계부 쓰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지출이 생기면, 가계부 내역을 지난 달 소비와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 게 속상했어요. 결국 매달 일정한 고정지출 예산안(저희 집 목표는 한 달 생활비 100만원)을 만들어서 1년 열두 달 우려먹습니다. 그 편이 가계부를 통제하기가 훨씬 쉬워요. 예를 들어 차 보험료나 부모님 생신, 명절 소비 같은 건 그 달만의 특징이잖아요. 그런 건 cma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거죠. 그래서 cma 통장에 넣을 돈도 매달 고정금액으로 1년간 적금을 부었다가 만기시 cma 통장에 넣어두고 있어요.

-위험회피주의자들의 재테크, 오로지 저축
저나 남편이나 주식이나 펀드로 손해를 좀 크게 보고, 그 뒤로는 우리는 오로지 저축만 하자,는 완전 위험회피주의자가 되었습니다. 한 달 수입 중 생활비를 뺀 금액을 모두 예금, 적금, 자유적금으로 나눠서 상호저축은행에 넣어두고 있어요. 저축의 목표는 노후, 전세대출 상환액, cma에 넣어둘 금액 등이고요. 앞으로는 자녀와 차량 구입을 위한 몫의 저금도 따로 생기겠지요. 저금통장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통장을 분리할 것
통장을 분리하는 게 좋다는 말씀, 많이 들었는데요. 저는 통장을 따로 분리할뿐더러 통장 성격에 따라 은행도 따로 분리하는 게 편하더라고요.

예금, 적금, 자유적금 통장 => 상호저축은행
일반 지출용 통장 => 기존 주거래은행
비상금 통장 => cma

이런 식으로요. 6개월 이상 목돈은 예금으로, 매달 기본적인 적금도 상호저축은행에서 넣고 있어요. 상호저축은행은 한 번 찾아가서 만들고 나니, 이후로는 인터넷뱅킹으로 무수히 새 통장 생성이 가능하네요. 저금을 찾을 때도 수수료 없이 주거래은행으로 이체 가능하고요. 매달 가계부 쓰고 남은 금액이나 기대 없이 생긴 적은 불로소득도 상호저축은행에서 자유적립예금에 넣고 있고요. 주거래은행은 대개 매달 일정일에 급여가 들어가면 모든 이체 수수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지출통장으로 쓰니까 편리하네요. 어디에 돈을 보내더라도 절대 겁 안 나요.(억울하게 쓰는 돈은 단 돈 10원도 아깝잖아요. ㅠ.ㅠ) 그리고 가계부 고정지출 외 지출을 위해 cma 통장을 만들어두고 비상금조로 쓰고 있고요.

-어느 집에나 있는 동전 저금통 활용
예전에는 꼭 빨간 돼지여야 했는데 아줌마가 돼서 그런지 모양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돼지는 재활용하기도 힘들고요. 지금은 뚜껑도 있는 철제 김 통이 생겨서 그 안에 동전을 모아두고 있어요. 간혹 가계부 정산했을 때 남은 동전들, 남편 바지에서 떨어진 동전들이 그 안에 들어가죠. 하지만 10원과 50원은 동전 지갑에 넣어서 최대한 빨리 쓰려고 하고 있어요. 10원 만드는 데 20원이 든다잖아요. 동전 저금도 좋지만 100원 이상부터가 좋겠어요. 그리고 모은 뒤에는 흐지부지 딴 데 쓰기 전에 우선 저금부터!

사실 저는 이 통에 돈이 잘 안 모여요. 워낙 가계부를 칼같이 쓰는 데다, 남편도 동전을 잘 안 떨어뜨리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저금을 하는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돈 샐 틈 없이 모은다는 전략이죠! (지금 뚜껑 열어보니 7,300원 모였네요. 7,000원만 꺼내고 제 용돈 3,000원 보태서 오늘 자유적금에 저금하려고요. ^^)

-체크카드 신봉자,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체크카드처럼
저는 오로지 체크카드만 쓰는데(가계부 쓸 때도 내역조회만 하면 바로 뜨니까 편리하고요) 남편은 신용카드 포인트로 주유 결제를 할 거라며 신용카드도 쓰고 있어요. 그래서 남편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가계부 통장에서 그때그때 남편에게 신용카드 결제 금액을 이체해줘요. 만약 남편이 신용카드 결제 내역을 제게 알려주는 걸 잊으면, 남편 용돈으로 처리하도록 해서 신용카드 쓰는 것은 귀찮고 힘든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고요. 전 아직도 신용카드는 별로거든요.

-식비 줄이기
남편이나 저나 원래 옷이나 화장품도 잘 안 사는 편이고, 집도 좁으니 큰 물건도 더 사지 말자고 약속했어요. 그러다 보니 식비 말고는 생활비에서 줄일 게 거의 없더라고요. 결국 한 달 식비 10만원을 선언했습니다. 둘이 사는 데다 남편은 주말 말고는 거의 집에서 밥 먹는 일도 없거든요. 그래서 연애 때와 달리 외식을 완전 줄이고 거의 99% 집에서 해먹어요. 다행히 남편도 요리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만들어주고요. 기분 내고 싶을 때는 집에서 피자나 버팔로 윙을 만들어서 마트에서 맥주 1리터짜리 사서 나눠 마셔요. 남편과 같이 요리해서 먹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절약의 목표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요. 우리가 지금 아껴 사는 이유는 현재 빚을 없애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잘 키우기 위해서인데요. 그래도 그것 때문에 현재가 너무 비참하게 생각되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절약의 목표는 우리 삶의 목표와 마찬가지로 행복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무리 아껴 살더라도 남편과 같이 영화 보는 데이트, 어른들 찾아가 맛난 거 사드리기, 가끔씩 교외로 여행 가는 것 같은 사소하지만 큰 기쁨들도 잊지 않으려고요.

사소한 원칙들이지만 도움되시길 바래요.

그럼 다들 즐짠하시고, 행복하세요~~ ^^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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