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이웃나라 추석풍경

이웃나라 추석풍경
등록일 2009-09-18 19:20 조회수 5,039 글자확대 글자축소

중국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 중추절(仲秋節)로 부른다. 보름달이 뜨는 날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먹고 정을 나눈다하여 단원절(團圓節)이라고도 한다.
음식을 차려 제사를 지내고 가족끼리 안녕을 기원하고 풍년을 감사하는 풍습은 우리나라와 같다.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과 월병 등은 둥근 것 사용하는데, 흩어졌던 가족이 모이고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중추절 행사로는 달에 제사 지내기, 달에 기도하기, 달 구경, 월병(月餠)먹기, 천등, 향불, 화용무 등이 있다. 음식을 장만하여 달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배월(排月)이라 하는데,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마당이나 누각에 음식을 차려 놓고 제사와 달 구경을 한다. 이때 상에는 배를 올려놓지 않는데, 중국어의 배(梨) 발음이 리(離:헤어지다)와 같기 때문이다. 대신 수박은 꼭 올리는데, 연꽃같이 모양낸 수박은 단란하게 모인 가족모습과 비슷하여 ‘가족의 단란함’을 상징한다. 배월(排月)을 마치면 높은 누각이나 산, 또는 집 마당에서 달구경을 한다.

중국인들이 중추절에 꼭 먹는 과자, 월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송편과 같은 의미. 빵처럼 구워 만드는 월병은 속을 먹는 음식으로 중국 각지방마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맛이 각양각색이다 남쪽지방에서는 작고 정밀하게 만들고 속은 달콤하고 짭짭하다. 북쪽지방에서는 비교적 큰 크기에 맛도 거의 단일하게 넣는다. 월병은 선물로 주고 받기도 하며, 제사를 지낸 후 집안의 안주인이 가족 수대로 똑 같은 수와 크기로 준비해 자른다.

중국에서 중추절은 음력 설인 춘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본가와 처가를 드나들고, 고향에 가지 못할 때는 친구들과 달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다.

일본의 전통명절은 양력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오봉(お盆)’이라고 하며 주로 성묘를 하거나 친척들을 만난다. 첫날인 13일에는 제등에 불을 밝히고 ‘무카에비(돌아오는 불)’을 정원 앞이나 문 앞에 작은 화톳불로 피워 길 안내를 한다. 14일, 15일에는 불단 앞에서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16일에는 ‘오쿠리비(돌아가는 불)’을 피워 조상의 혼을 보낸다.

추석인 오봉에는 일본 사회 전체가 ‘오봉 연휴’로 쉬게 되며, 부모가 계신 곳에서 오봉을 보내고자 귀성행렬이 이어져 고속도로 정체, 공항과 역도 귀성객으로 북적거린다. 오봉기간에는 불단에 특별히 선반을 마련해 다식, 설탕과자, 과일, 국수, 꽈리, 경단 등을 준비해 바친다. 성묘는 가족 모두가 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오봉 기간 전에 묘를 방문하고 청소를 하기도 한다.

즐기는 풍속으로는 봉오도리, 독경, 쇼료우마 등이 있다. 봉오도리는 마을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 망루를 설치하고 그 위에서 북을 치고 망루주변을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것으로, 우리나라 강강술래와 비슷하다.
독경은 절의 스님이 신자들의 집을 돌며 경을 소리 내 읽어주는 것이다. 쇼료우마는 오이와 가지를 가지고 동물 모양을 만드는 것인데, 조상이 저 세상에서 빨리 돌아오라는 의미로 오이를(말), 저 세상으로 돌아갈 때 천천히 가라는 의미로 가지(소)에 부러뜨린 나무젓가락을 꽂아 다리를 만들어 말과 소 형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추석인 음력 8월15일, 일본에서는 ‘달구경’이라고 하며 보름달이 된 달을 바라보는 즐기는 날이다. 달에 억새, 경단, 술을 바치고 달을 바라보며 즐긴다.

베트남의 추석은 음력 8월15일로 주로 어린이가 즐기는 명절이다. 쭝투(Trung Thu)라고 하는데,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다. 이 시기가 다가오면 부모는 자녀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며 전통베트남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보름달맞이, 연등행사, 가면 만들기 등 갖가지 행사에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돕는다. 집안의 어른들은 손자, 손녀에게 베트남 전통행사인 쭝투의 유래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쭝투는 베트남 국민영웅 호치민이, 전쟁 때문에 가정과 사회에서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역설하면서부터 어린이 명절로 바뀌게 되었다. 쭝투에는 어린이들은 별, 물고기, 나비모양의 등불 ‘롱 뗀 쭝투’를 들고, 갖가지 형상의 전통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행진한다. 등불은 자녀들이 학업에 열중하여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 베트남 재래시장이나 거리에서도 화려한 등을 밝혀 손님을 맞이한다.

베트남식 월병 ‘빤 쭝투’는 베트남에서 추석선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빤 쭝투는 속을 계란이나 돼지고리로 채운 카스텔라 비슷한 빵으로, 친지나 이웃,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 받는다. 둥글거나 네모지거나 물고기 모양인 느엉떡(Banh Nuong), 재오떡(Banh Deo) 같은 송편 비슷한 떡을 먹기도 한다.

어린이 명절로 불려지기는 하지만 전통적 의미가 보존되어 있는 쭝투는 국민들에게는 큰 행사로 여겨 지고 있다.

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