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현관은 한사람이 드나들수 있을정도로 좁은데요..
신발장이며,쓰레기통이며 모조리 현관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한사람이 옆으로 다닐만큼 협소해졌답니다..
그런데도 세상에서 제일 넓은 현관처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아까저녁에 우리은지 분홍색 자전거가 배달되어 온거에요..
"어?이거 뭐지?저희집꺼 맞아요?"
이상해서 물었더니 택배기사분께서 보내신 성함을 얘기하는데 저희 아빠시더라구요..
'어라?아빠가 자전거를?'속으로 왠 횡재인가 싶어서 엄청 좋아라 하고 있었네요..뜯어보니 너무 예쁜 자전거가 들어있는데 저보다 우리은지..엄청나게 좋아하는데..그저 기쁘기만 했네요...애아빤느 자전거 조립하느라 바쁘고 저는 그틈을 타 친정집에 전화를 넣었네요..
"엄마,난데 아빠 들어오셨어요?좀 바꿔주세요~"
"어,그래..아빠다.."
"아빠,왠 자전거를 다 보내셨어요?놀랐네요.."
"구정때 너희들이 은지가 갖고 싶다고 하길래 보냈는데 벌써 도착했냐?"
아...이런...
지나가는 말로 아빠께서 우리은지는 뭐가 갖고 싶냐는 말에 제가
"아빠,우리은지는 자전거가 제일 갖고 싶을껄요~지난번에 캠핑가서 한번 탔는데 좋아서 내리려고도 안하더라구요..근데 너무 비싸서 못사주고 있어요.."
무심히 자나가는 말로 한건데 아빠께선 마음에 담아두셨나 보네요..
딸이 자전거도 마음대로 못사는 줄 알고 구정에 저희가고 바로 주문을 하셨다고 하시네요..
생각해보니...그말을 하면서 혹시나 아빠가 사주시려나?하는 마음을 가졌던것도 같네요...
정년을 앞두시고 심적으로 힘드신 아빠께..손녀일이라면 뭐든지 다 해주시려는 아빠란걸 알기에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있는 걸 얘기한건 아닌가 싶어 죄송해지더라구요..
아빠도 지금 정년앞두시고 월급도 깎이시고 힘드신데...딸내미가 한말을 뭐그리 마음에 담아두시고..
하긴 이뿐만이 아니네요..
우리 은지가 케이크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매번 친정에 갈때마다 아빠께서 집에 은지왔냐고 전화하시면
"은지야~케이크 먹고싶다고해~"
시키는 저는 아빠께서 은지가 좋아하는거라면 다 사주시는거 알아서 제가 먹고싶은것까지 말하는 못난딸이네여..가끔씩은 정말 제가 하고자하는걸 은지를 시텨서 말하곤 하는것 같아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녀앞에서는 꼼짝을 못하시는걸 알아서...
좁디좁은 현관을 이제는 자전거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데...갑자기 아빠께 죄송하고..감사하고 한 마음에 울어버렸네요..
우리남편 ..넌 참 눈물도 많다...하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못하고 잘못하고 죄송했던게 확 다 생각나서 한시간은 운것 같아요..찔끔찔끔...^^
그랬더니 시우너하기도하고 가슴이 후련하기도 하네요...
작년 아빠께서 환갑이셨는데 그때 마침 정말 형편이 어려워서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하고 용돈도 조금밖에 못드려서 매번 죄송하고 그래도 그렇게 보내는게 아닌데 하면서 후회가 밀려오는데...남편은 칠순때는 정말 잘해드리자고하지만 마음이 아픈건 어쩔수가 없네요..
잘하는 딸이 되고싶은데 아직까지도 아빠께 기대기만 하는 제가...힘들면 떼쓰는 제가 못나보이네요..결혼하고도 부모님품을 못벗어난것 같네요..무슨일이든 의지하려는걸 보면요..
그래도 엄마께는 이런저런 마음을 내비치지만 막상 아빠께는 그러지 못하게 되는것 같아요..
어릴적부터 가까이 가기에는 뭔가 어려운 아빠의 존재가 아직도 있는것 같구요..
하지만 아빠께서 나이가 드시고 지금 뵈면 왜이리 아빠가 작아보이고 안쓰러워보이고...하는지 모르겠네요...어깨에 힘도 많이 빠지신것 같고...기도 많이 못펴시는것 같고...
가정에서는 밖에서 힘든일 내색을 안하시지만 표정만 봐도 아빠께서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계신지 알수가 있잖아요..결혼하고나니 남편의 어깨가 힘들고 쳐저보이는게 보이듯이 아빠의 어깨도 보게되는것 같아여.
아빠한테는 사랑의 표현도 잘 못하는것 같아서 항상 죄송했는데..
이제라도 좀 달라진 딸이 되볼까해요...
그래서 제일처음한일이 아빠께 사랑의 문자를 보내드린거였네요..
'아빠~사랑해요!!힘내시고 은지랑 작은딸이 있다는걸 기억하세요!감사해요'
하고 보냈네요...
답장이 왔네요..
'그래,아빠도..'
그래라는 단어에 그렇게 많은 뜻이 담겨져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네요..
무슨 계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항상 아빠의 사랑을 알고 느끼면서도 그걸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색해햇던것 같아요..
전 오늘 새롭게 아빠를 다시 만난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답니다..(자전거때문이 아니란건 아시죠?헤헤..^^)
엄마께만 사랑의 말을 자주하고 아빠께는 망설였던 지난날을 이제는 바꿔서 두분께 똑같이 사랑표현 많이 하면서 살려구요...
우리도 자식이
"엄마,사랑해..엄마가 세상에서 젤루 좋아"
하면 녹아나듯이 부모님들도 그럴테니깐요...
이작은 의미를 왜 몰랐을까요?
이제부터 표현 많이하며 살아가는 자식이 되보자구요...
박경진
저도 제목보고 무슨일이 있나? 걱정하며 읽었는데,
부모님은 뭐든 다 줘도 하나도 안 아까우신가봐요..!!
뭐 하나라도 챙겨 주실려는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
저도 그런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 자식에게 되물림해야 겠어요//
답글
은지맘
헤헤..걱정을 시켜드렸네요..^^
부모님께받은 사랑 아이에게 그대로만 전할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네요..
내리사랑이라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잊지말고 살아가자구요..
저도 자식에겐 아까운거 없듯이 부모님도 그러시겠죠?
저도 부모님께 뭐든 다 해드리고 싶은 딸이랍니다~
자연
울셨다고 해서 걱정하는데 부모사랑 느끼시고 울셨는다봐요.
정말 행복한 은지맘님입니다^^
답글
은지맘
네..그렇게도 행복할때도 죄송할때도 눈물이 나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람
그럼요, 부모는 자식이 원하면 할 수 있는 한 무리까지도 하고 싶으니까요,
우리 며느리도 가끔 손녀한테 시키드라구요.
"할머니, ** 먹구 싶어요."
근데, 전혀 얄밉지 않고, 오히려 기쁘기까지 하거든요.
그래요, 자식도 어른이 되면 부모에게 사랑을 표현해주는 게 효도가 될 거예요.
답글
은지맘
네..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기위해 자주 찾아뵙고 이쁜짓도 딸한테 많이 시키려구요..
오늘 시아버님 생신이신데 아침에 우리딸에게 할아버지 생일축하노래하라고 시켰더니..
아버님이 전화받으시고 너무 좋아하셨거든요...
사랑 많이 표현하며 살아가요~!
teresung
은지맘 장문에 글을 읽어 내려가는순간
자식과 부모지간에 애틋한 정에
가슴이 뭉클함은 다 공감가는 면이 많아서 이겟죠?
참으로 부모마음 헤아리는 살뜰한 막내
따님에 메일 한마듸에 아버님도 속으로 기특한 딸 생각하며
우셧을것 같은대요
살아실적에 잘해 드리세요
옆에 계실때가 가장 행복할때라고 햇음니다
행복한 가슴으로 전하는
예쁜글 잘 읽고 감니다
은지맘
늘 효도 하는 멋진 딸이 되세요
답글
은지맘
네..마음으로 효도하는 달이 될꺼랍니다..
받은 사랑만큼 다 돌려드릴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부모님이 저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셨는지 느껴지거든요...
부모님 생각엔 늘 감사하고 죄송하고 그런 마음이랍니다...잘할께요..^^
<펌>쌍둥이맘
너무 행복한 가정을 가지셨네요^^ 글에 행복이 묻어 나는 글귀들이 많어요~부럽네요^^전 아빠가 돌아가셔서 작년11월경에 쌍둥이 낳고 애기들 보니 아빠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순간 눈물도 흐르고 애기들보니 행복하고 아빠 생각을 하니 보고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던 순간이 였는데~가족들에게 사랑받는 것만큼 큰행복은 이세상에 없을거란 생각이 드네요^^아빠한테 못받은 사랑 애기들한테 그사랑 줄려고요^^은지맘님 행복한 글 잘보았어요~
답글
은지맘
네..님의 아버지 몫까지 아이들에게 다 주세요~
사랑받는 아이들이 사랑할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는것 같아요..
님이 제 글을 행복하게 보셨다니 제가 더 감사하네요..
맘마미아
은지맘님~~부모가 있을때가 제일 행복한거에요..
있을때 더 잘 해주시고 더 챙겨주시고 그러세요..
은지맘님은 오늘 행복하시겠네요 ,,, 작은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너무 예뻐요..^^
답글
은지맘
네~부모님 살아계실때 잘해야지요..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아빠엄마께 사랑의 문자 날렸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