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선악이 닿지 않는 거리

글쓴이 디토

등록일 2009-07-01 14:51

조회수 1,063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살아가면서 배신감을 느끼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믿었던 지인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보거나

노골적인 거짓을 발견할 때의 실망은 상실감과도 같다.

그렇다면, 그 동안 보았던 좋은 모습들은 다 뭔가?

그것조차 일시에 부정할 만큼 큰 거짓이 있을까?

그러나 내 안의 거짓의 무게도 만만치 않음을 아는 만큼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기엔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오두막’(윌리엄 폴 영 지음)은 필사해둘 부분이 참 많은데

한 부분이 내 질문에 대한 열쇠를 보여주었다.

오두막
 

<“거짓말은 힘과 안전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요새죠. 당신은 거짓말이라는 작은 요새를 통해 자기 삶을 영위하고 다른 이들의 삶을 조정하려고 해요. 요새에는 경계가 필요하니까 담장도 세우게 되죠. 그 담장이 당신의 거짓말을 정당화해주죠….”>

 

왜 우리가 거짓말이라는 요새로 달려가곤 하는지 이 책은

아름다운 대화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 당신은 살아남았으니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심한 상처를 주었어요. 삶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고요. 거짓말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손쉽게 달려갈 수 있는 장소죠. 안정감과 더불어 자기 자신에게만 의지하면 되는 장소를 제공해주니까요. 어둡지 않던가요?”

정말 어두웠어요.”

맥이 고개를 한 번 흔들며 중얼댔다.

그곳이 보장해주는 힘과 안전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겠어요? 바로 그게 문제죠.”>

 

이 책은 정직이라는 위험을 택해 보라고 말한다.

나도 경험한 바가 있다.

거짓이 주는 안정감에 비해 정직이 주는 야생의 자유는

비할 바 없는 충만함을 주지 않던가.

상처 안에 웅크린 채 타인에 대한 원망감, 자신을 희생양으로 놓고

끝없이 합리화 하는 어두움에서 벗어나

야생의 자유를 택하는 힘,

그건 일상에서 선악을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우리 내부의 강인함과 나약함의 싸움에서 생겨나고 단련된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자기 성찰과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 정말 강인한 자로서 선택조차 필요치 않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일상의 선악이 닿지 않는 거리에 놓인

정치권의 구태와 악함이 극에 달했을 때

다시 멈칫 하며 내 안의 싸움을 돌아본다.

이 싸움을 멈춘 채 거짓의 요새에 안주한다면,

정말 두려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정치권이 보여주는 전율할 만한 악함,

그것이 나를 정의하는 말이 될 수도 있다는

준엄한 사실,

그걸 직면하고자 한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글수 글수(35,872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0860   당첨된 줄도 몰랐는데..ㅋㅋ 4 시은맘2009-07-042000
20859   십년 감수했어여.. 1 시은맘2009-07-04979
20858   아 배우들 살좀 뺐다 찌웠다 하지 마요~ 5 디토2009-07-041149
20857   집 공부가 학교 공부보다 좋은 이유. 8 밥상차리..2009-07-041003
20856   유카~~ 1 현이2009-07-04970
20855   게으른 엄마의 선택 ㅋㅋ 1 뚱띠맘2009-07-041119
20854   유방암 자가검진 해보세요 2 이선영(s..2009-07-031345
20853   오마, 바뀌었네욤 4 메이폴2009-07-03734
20852   한번 웃어봐요^^ 2 이쁜딸딸..2009-07-03589
20851   점심은 드셨어요??? 5 공룡킹2009-07-03850
20850   아내여, 나의 아내여! 3 밥상차리..2009-07-03944
20849   동자꽃 1 현이2009-07-031155
20848   울 아기 맡기러 어린이집알아보다가.. 2 콩닥맘2009-07-021083
20847   모감주 나무가 한창 피네요 4 현이2009-07-021154
20846   선풍기 하나 드렸어요... 2 공룡킹2009-07-021058
20845   일상의 선악이 닿지 않는 거리 4 디토2009-07-011064
20844   혼수용품에 대해 질문있습니다 4 아카시아..2009-07-01948
20843   방콕하던 날. 12 밥상차리..2009-07-011172
20842   어린이집 구경~ 1 공룡킹2009-07-011128
20841   화려한 노랑 백합 3 현이2009-07-011235
20840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6 메이폴2009-06-303304
20839   밀양 백운산 다녀왔습니다. 2 머할라꼬..2009-06-301820
20838   신랑,신부...구경 하셔요~~ㅎㅎ 5 공룡킹2009-06-30936
20837   메이폴언냐~~ 2 머할라꼬..2009-06-301063
20836   아름다운 능소화의 슬픈 전설을 아시나요? 5 현이2009-06-302117
20835   시원한 비빔국수 한 그릇.. 8 박작가2009-06-29925
20834   바닷가에서 찾은 여유~ 6 공룡킹2009-06-291230
20833   삼백초 5 현이2009-06-291545
20832   살기 싫다 7 이혼을 ..2009-06-282093
20831   영휘원.. 1 현이2009-06-281229
20830   즐거운 놀이 시간~ 1 공룡킹2009-06-27897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