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결혼할 것이니 우리 집에 묵으면 안될까? 호텔료도 적지 않을 텐데..."
결혼 준비를 위해 두어번 서울에 날아온 막내아들의 그녀에게 내가 제안했다.
"엄머니. 그러면 신혼이 안 재미있어요."
옳거니. 첫날밤이 재미가 없다는 말이렸다.
신혼여행을 뒤로 미룬 이들 새내기 부부가 호텔에서 2박을 하고 내 집으로 들어온다고.
하루 밤은 집에서 자고 다음 날 출국을 한다고 한다.
다음 날.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고 큰절을 하려고 앞에 선 새댁을 보아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오빠 쳐다보고 오빠가 하는 대로만 따라 해."
딱한 그녀의 얼굴이 활짝 갠다. 어느 쪽 손이 위로 가고 또 그 손이 아래 쪽으로 가면 어떠하랴.
가랑이를 벌리고 앉은들 어떻고 아니 벌린다고 대수랴.
미처 생각을 못해서 지금은 그렇다만 다음엔 정도를 가르쳐야겠다.
출근을 하는 영감을 배웅하는 이 많으니, 나는 큰 어른인 척 뒷짐을 지고 멀리 섰다.
고운 새며느리의 배웅이 즐거운가 영감이 연신 싱글벙글이다.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십시오."
새댁의 인사에 나는 거실에 주저앉고 큰아들 내외와 작은아들이 박장대소. 현관 밖에 섰던 시아버지는 그 특유의 소리 없는 웃음으로 차라리 울상이다.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던 새댁도 울상이긴 마찬가지.
이럴 땐 내가 교통정리를 담당한다.
"맞잖어~. 안녕히 가시고 저녁에 또 오시고... 저녁에 안 오시면 큰일이니까 흐흐흐."
작은아들의 그녀는 일본녀다. 그녀는 서울의 언어학당에 한국어 연수를 하러 왔었다고 한다. 내 아들이 일본으로 취업이 돼서 곧 일본으로 출국할 즈음에, 서로 일본어와 한국어를 도와주다가 사랑하게 되었다 한다.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걱정하던 차, 그러나 노련한 그녀의 한국어가 그런 걱정을 만회했다. 그러던 그녀가 자신있게 아침 인사를 하고는 식구들을 웃긴다. 앞으로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말이 통하지 않아 손만 붙들고 흔드는 것보다는 그녀의 좀 부족하긴 해도 그만한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녀는 일등 며느리에 틀림이 없다. 날 자주 웃겨줄 터이니 말이다. 우하하.
분꽃
푸하하하 ~~
안녕히 가십시요 또 오십시요.............ㅎㅎ
맞습니다.. 맞고요 ~
정말 구여운 며늘 이십니다..
문화차이 는 살아보지 않코는 모르는법...........
차차 그녀도 한국며늘 이되겠죠
답글
제비꽃
일등며느리에 일등시어머니 되시겠습니다 ^^
답글
수선화..
형님 성공 하셨읍니다...
그렇게라도 문화의 차이를 좁히려고 노력하는 며느리가 얼마나 귀엽습니까...
우리딸도 미국서만 자라서 처음 한국으로 시댁에 인사하러 왔을때...
시댁에 가니깐 할머니 한분이 계시더람니다...헌대 집에 들어가기전에
우리 사위가 딸에게 귀띰을 해주더라는군요...부엌일은 일하는 할머니가 계시니까.
부엌일은 할머니에게 시키고 너는 부모님들 말씀만 잘 들으라고 ㅎㅎㅎ
집에 도착해서 한참을 지내고 밥상을 물리고 났는데 시어머니께서 무엌 바닥에 있는 수박을
베란다로 내다 노라고 하시길래...딸이 생각하길..아 아까 남편이 부엌일은 할머니 한테
시키라고 한것이 생각이나서 ..얼릉 할머니에게 ....할머니 저 수박좀 베란다로 내다 노으실래요
했더니 ..할머니가 ..기가막히신 표정으로 쳐다 보시더니 ...알았다 하시드랍니다 .해서 속으로
할머니가 건방지시군아 했데요...그러면서 조금 시간이 지나서 상황 판단을 해보니깐...글쎄
그할머니가 일하시는 할머니가 아니시고 .외할머니셨드랍니다.ㅋㅋㅋ 그레서 지금도 외할머님만
뵈면 죄송스럽다고 하드라구요....그래도 형님네 며느님은 잘 하는것이에요
두고 두고 예뿐짓 할거에요...
답글
ㅁ궁화
맞습니다~~
일등며느리....
손짓 발짓 하면서 답답한것 보다 훨 ~~낫지요.
저정도면 아주 잘 하는 한국어네요.
짧은 기간에 ..열심히 배웟겠죠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