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의 일기(2)...그리고 "쫑" 해야것당게라우.

글쓴이 야화

등록일 2002-08-16 00:42

조회수 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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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15일 (목)

오늘은 광복절이다.
우리민족에겐 기쁨중의 하나인 날이 아닌가?
흐흐흐~~~
오늘은 나에게도 정말로 기쁜날이었다.
아침상에 올린 그많은 반찬중에서 유독 울 서방님 젖가락이 어제 담근 김치에
한번.두번...세번....손길이 바빴다.(얼마나 맛있었음 그랫을꼬?)
난...드디어 해냈다.
광주아짐의 깡다구로 버틴 김치 담그기 4번째가 성공을 거둔것이다.
이젠 어디가서든지 자랑스럽게 "나도 김치 담글줄안다." 라고 큰소리 칠것이다.

오후에 전주에 계시는 엄마가 오셨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꼭 그런것만은 아니고...실은 김치 자랑하고파서...)
부리나케 서둘러 밥상을 차렸다.
밥숟가락을 드는 엄마 턱밑에서 김치그릇에 눈을 박았다.
맛있어 보여서 그런건지...아님 내 눈치가 보여서 그런건지...처음으로 갖는
젖가락은 김치쪽이었다.
난,,.마음이 조급하다.
1초라도 빨리 "흐미..우리 막내 김치 잘담궜네.." 그 소리를 듣고싶다.
한데...노인네....빨리씹어서 삼키지....뭘 그리 입안에서 오래 굴린디야...
미처 목구멍속으로 넘기기도 전에 내가 먼저 조바심에 "꿀꺽.."소리를 내고말았다.
'아따메...푼수....쬐끔만...지달리지....아이....쪽팔려라."
밥한숟가락을 김치에 감어 드시던 엄마왈 " 맛있네...정말 ...맛있다..."
감탄...감탄의 연발이다.
야호!!!
성공이다. 밤새 설잠자고..두번씩이나 고생한 보람이있었다.
감격해서 하마터면 눈알이 충혈될뻔했다.

그것도 잠시...
웬지 그눔의 열무가 석연치 않더니만...
"근디..열무 이파리는 다 어디가브렀냐? 열무는 이파리가 맛있는디...."
뭔가가 뒷통수를 한없이 내리친다.
'이파리라고라우? 겨울에 김장할때보면 열무 이파리는거의 다 떼어내드만..질기데나 뭐래나...그래서 이파리는 다 떼내는줄알고...다 집어 떼내브렀는디....요것이 다 뭔소리당가?'
쪽팔리는것도 한두번이지...이젠 정말 싫다...(이삔얼굴..이러다...다 찌그러져버릴가싶다.....우쒸....열무....열무......)
거짓말을 서슴없이 해버렸다.
"응.. 요즘 하도 비가많이와서 채소들이 난리다네...그래서 이파리가 다 썩어있드랑게...어쩔수없이 다 떼어내브렀제...긍께..열무김치는 이파리가 있어야한디..
김치가 꼭...고구마줄기 김치같다 그치? "
"그럼 잘보고사제....못쓸것을 샀구만....."
"아따 열무김치 먹고싶은디 없은게 그냥 샀제...내 눈은 뭐 장식품인줄아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실은 어제 도우미 아짐이 분명그랫거든...
"아따..열무 싱싱하니 하나 버릴것없다....깨끗하네...정말 좋다."
그런데 난 열무 손질하다보니 버릴것 태산이드라.
그래서 열무 손질하다가 '으메...그 아짐 [포]도 엄청세다'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흉도 봣지않은가???....*^^*

내 나이 40이 되어서야 비로서 살림살이가 이렇게 힘들다는걸 깨달았다.
그저 내 편한데로 "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한다" 라는 속담을 무지 [ 愛 ]하는 사람이었거든.
그러니 살림법이 늘어날수가 없지.
이제부턴 그 속담을 가까이 해서는 정말 안되겠다.
조금은 서운하지만 멀리......아주 멀리........하련다.

※치자님, 플라워님, 혁이엄마님.....
저...이제....두번다시....일기 안쓸라요.
오늘로....쫑.....하요.....알었제요? ^&^
왜냐고라우? 푼수가 가만본게 지 흉만 보고있지뭐유. *^^*
(오늘로서 세번째 쪽팔림을 당하고 정신차린 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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