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일정한 수입을 보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테크닉이다.--

"10년 안에 10억 모으기!"
언제부턴가 10억이란 숫자가 우리 같은 일반 소시민에게도 인생의 풍요와 여유를 가져다 주는 꿈의 열쇠이자 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10억 열풍은 이제 열풍을 넘어 광풍이 된 듯 합니다..
전문가들이 풍요로운 노후를 누리기 위해서 10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니 재테크 열풍에 동참하지 않으면 슬그머니 불안해지고, 마치 나도 노력만 한다면 10억을 모아낼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희망에 사로 잡히기도 하구요.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만 있다면, 사실 저축이나 보험, 재테크라는 것이 필요 없겠죠. 그러나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사고와 질병, 실직, 사업실패 등의 불행을 겪게 됩니다.
만약 쥐꼬리만한 월급도 정년 때까지 꾸준히 받을 수 있고, 또 유럽 선진국들처럼 실업이나 노후에 기댈 수 있는 사회보장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이토록 온 나라가 10억의 광풍에 사로잡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요즘처럼 소용돌이치는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 불안정한 고용시장과 부족한 사회복지제도를 지닌 무책임한 사회가 10억 원 쯤은 마련해 두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우리 개개인을 재테크행렬로 등 떠밀고 있습니다.

이 강의안을 준비하며 서점 경제코너에 가보니 과연 재테크 관련 서적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진열되어 있더군요. 제목도 그 책만 사서 읽으면 당장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문을 거는 자극적인 것이 대부분이구요.
몇 몇 책들은 기존에 나와 있는 재테크 상식들을 분야별로 적당히 버무려 슬쩍 슬쩍 원론만 건드려 놓았고, 실전 방법이라며 각종 편법과 탈법 등을 재테크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눈가림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인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00의 부자들>이라는 책을 은행동료들과 돌려 보았는데, 읽고 난 후 대부분 첫마디가 “뭐 다 사기꾼에 범법자들 얘기구만” 이었습니다. 그 책의 주인공들이 거의 사채업자에 부동산 투기업자, 사업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이 철저한 자기관리와 재산관리, 또 몸에 배인 근검절약, 돈 될 만한 것을 찾아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것은 부인하지 않지만요.

이렇게 요즘의 재테크 열풍이라는 것이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나빠진 부의 분배구조나 사회적 안전망 부재, 전반적인 사회보장제도의 부실에 대한 이해와 비판 없이, 개인적인 재테크를 통해 나만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단기비법 전수> 열풍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 나의 재테크 강의도 혹시 허황된 정보와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나 더 보태는 게 아닐까 싶어 여러 번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알뜰하고 합리적인 소비와 확실한 저축을 재테크의 기본으로 놓고, 자신의 근로소득을 모아 만든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관리하기 위한 재테크 도우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에 근무 할 때 직원 한 명이 싱글벙글하며 고객에게 받은 케잌과 음료수를 직원들에게 돌렸습니다. 1년 전에 고객이 창구에 왔을 때 입출금 통장에 잔액이 많은 걸 보고 그 직원이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을 권유했답니다. 그 때 아주머니께서는 신문을 통해 예금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갖고 있었고, 남편과 상의 후 1억 원을 예치했습니다. 그 당시 주가지수가 700선을 간신히 넘나들던 때였으니 1년 후 900선까지 회복된 주가지수가 반영되어 수익률이 20% 가까이 나왔던 거죠. 반면 정기예금 이율은 5% 남짓에 불과했으니, 4백만원 받을 뻔 한 이자를 1천7백만원 가까이 받았으니, 정말 은행 직원한테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겠죠. 나중에 살짝 들으니 그 직원에게 10만원권 수표 한 장을 주고 갔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 저도 현재 주가지수가 거의 바닥이니 향후 주가 상승시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수없이 권유했었는데, 주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는 고객들은 이 상품을 외면하고 그냥 정기예금을 가입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신문 등에 발표된 수익률을 보고 크게 후회를 하셨지만요.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동향과 금융상품에 대한 작은 관심과 지식이 실제로 큰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이 제 재테크 강의의 시작입니다.
저는 다른 재테크 책자의 저자들처럼 금융기관의 재테크전문 팀장이나 분야별 전문가가 아닙니다. 10년 가까이 은행에 근무했을 뿐이며, 최근 몇 년 간 주거래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상품에 대해 상담업무를 맡아서 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제가 접한 고객들은 거액의 자산가가 아니라,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 퇴직 후 자산을 관리하거나 현재 알뜰히 저축해 목돈을 마련해 나가는 평범한 분들이었기에 이 강의를 들으시려는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주식이나 부동산을 통해 대박을 터뜨려 본 적이 있는 재테크의 고수는 더더욱 아닙니다.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이 좀 더 효과적이고 빠른 자산증식 방법을 찾아 이리 저리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이 강의에는 ‘돈 나와라 뚝딱’ 하면 금, 은, 보화가 쏟아지는 재테크의 도깨비 방망이는 없습니다. 다만 월급의 일부를 꾸준히 저축하여 그것으로 기회를 만들고 투자하여 자산을 늘려 나가는 방법과 그것의 발판이 되는 쉽고, 재미있는 금융지식 보따리를 풀어 놓겠습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모두들 IMF 때보다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너 나 없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모으겠다고 나서는 것도 요즘의 어려운 경제여건과 직장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겠죠. 이런 변화와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주부들 역시 가계를 꾸려 나가는 경제인으로서 합리적인 선택과 자산관리를 해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장 집 앞의 은행에만 나가도 수많은 상품들을 내놓고 선택을 요구합니다. 이럴 때 어느 정도 위험을 부담하고, 얼마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너무 오래 망설이지 않게 된다면 제 강의를 들은 보람이 있을 것 같군요.

재테크에 관심있으신 분들